푸 파이터스(Foo Fighters) - Sonic Highways(2014) 14112316.jpg

관리자

by 여인협 
'Inspiration everywhere'

앨범에 관심을 가질 만한 이들이 이미 알고 있을 정보들 ㅡ 그러니까 이들이 미국 8개 도시를 돌며 녹음을 했다는 사실이나 릭 닐슨과 잭 브라운, 조 월시 등 음악계 대가들이 녹음에 참여했다는 사실 등은 더 자세히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사실은 사실일 뿐, 그런 일련의 과정을 세세히 이야기한다고 귀에 닿는 앨범의 곡들이 더 매력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점은 데이브 그롤이 감독을 맡았던 다큐멘터리 < Sound City >부터였다. 작품은 그의 관심사가 아날로그적인 레코딩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을 천명함과 동시에 새 앨범에 대한 녹음 측면에서의 변화 역시 예고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것을 충실히 반영한 푸 파이터스의 신보는 대중적 요구보다는 아티스트의 열망에 더 충실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내용물이 근사했다면 어쩌면 다시 한 번 역대급 앨범이라는 찬사를 추수했을지도 모르겠다.

짚어볼 만한 지점들을 살펴보자. < Sonic Highways >는 전작과 대치되는 특성이 다수 보이는 앨범이다. 첫째로, 집에 딸린 차고에서 녹음했던 최소주의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고 미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자본 필연의 과정으로 바뀌었다. 아메리칸 하드록 특유의 몰아치는 파워를 일면 절제한 채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영감(inspiration)을 구실로 균형감에 더 충실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대부분의 곡별 플레이 타임이 긴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변화를 가장 특징적으로 볼 수 있는 트랙이 바로 머릿곡인 'Something from nothing'이다. 클라이맥스에서 터트리는 것은 역시 푸 파이터스의 방식 그대로지만, 그렇게 소리를 쌓아가는 과정은 보다 다층적으로 변화했다. 정직한 8비트 하드록인 'Outside'의 경우는 연주의 측면에서 즉흥적인 요소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아마 그롤이 말한 영감의 결과일 것이리라.

문제는 그간 이들의 커리어에서 항상 지켜져 왔던 미학, 개중에 한 곡은 '킬링 트랙'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몰입도 높은 곡들이 이번 앨범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 싱글 커트인 'Something from nothing'이나 귀에 들리는 후렴구를 장착한 'The feast and famine' 정도가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이전까지 애청되던 이들의 곡들과 비교해 본다면 부족하게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작업 방식에서 기인한 것이겠지만 곡별 플레이타임이 필요 이상으로 길다는 점도 맹점 중 하나이며, 미국의 음악과 도시를 콘셉트로 한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도시별 음악적 특색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의아한 부분이다. 예로 'In the clear'의 경우는 재즈의 중심지 뉴 올리언스에서 작업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연결고리가 (내용을 먼저 듣지 않고는 캐치할 수 없을 정도로) 적게 반영되어 있으며, 컨트리의 본고장 내쉬빌에서 녹음한 'Congregation' 역시 지역적 색채는 느끼기가 어렵다. 물론 이들이 재즈나 컨트리로 음악적 노선을 수정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적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상 어느 정도의 반영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곡을 쓰거나 앨범을 녹음하는 환경이 음악적 결과물에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해요." (I really believe that the environment in which you write or record an album influences the musical result.) - Dave Grohl

트레일러 영상에서 데이브 그롤이 했던 말이다. 맞는 말이다. < Sonic Highways >가 바로 그렇게 탄생한 앨범이니까. 다만 근사한 환경에서 영향을 받는다고 해서 그 앨범도 반드시 높은 퀄리티를 담보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영감은 어디에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브 그롤 혼자 일주일간 녹음했던 데뷔 앨범, 그리고 개인의 차고에서 단출하게 녹음했던 전작의 경우가 그것을 증명한다.

결국 < Sonic Highways >는 아티스트의 강박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한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데이브 그롤과 푸 파이터스는 여전히 현재의 음악과 과거의 음악을 이어주는 몇 안 되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결과와는 별개로, 그들의 열정과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했다. 이번 앨범이 앞으로 이들의 결과물에 다시 한 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수록곡-
1. Something from nothing 
 2. The feast and famine 
 3. Congregation
 4. What did I do?/God as my witness
 5. Outside 
 6. In the clear
 7. Subterranean
 8. I am a river 


출처 - izm.co.kr
 

  심플 마인즈(Simple Minds) - Big Music(2014)

  버즈콕스(Buzzcocks) - The Way(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