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현 선생님 언뜻보면 단순,뜯어보면 대곡(조선일보) logo_chosun.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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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보면 단순, 뜯어보면 大曲(대곡)
한현우 기자 | 2014/04/09 03:02

홍대 앞에서 혼자 음반을 다 만들다시피 하는 뮤지션들을 이제 더 이상 '인디'라고 부를 이유가 없다. 그들은 그냥 음악가이고, 'DIY(Do It Yourself) 정신'에 입각해 있을 뿐이다. 강유현(26)의 1인 프로젝트 '유발이의 소풍'이 내놓은 세 번째 앨범 'C'est la vie'를 들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1990년대 중반 맨흙에서 들풀처럼 솟았던 한국 인디 음악은 이제 대형 기획사 프로덕션과 비교해 아무런 손색없다.

유발이의 소풍은 1집부터 줄곧 봄에 새 음반을 냈다. 그때마다 '봄이 왔네' '봄, 그리고' 같은 곡이 있었다. 이번 음반엔 '봄, 아직도'가 실렸다. "소풍이니까 봄이 생각나고, 음반도 봄에 내게 되더라고요. 긴 겨울을 버티고 나서 화사한 봄의 느낌도 좋고요." 지난 11일 서울 서교동 카페 '미래광산'에서 만난 유발이가 눈이 가늘어지게 웃으며 말했다.

첫 곡 '봄, 아직도'는 2월의 서귀포 앞바다 냄새가 난다. 볕은 따갑고 물은 푸른데, 바람이 제법 쌀쌀해 두꺼운 담요가 필요하다. 유발이의 그랜드피아노와 소규모 현악이 그 담요 역할이다. 이 노래의 편곡과 음향 작업은 신승훈 음반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그걸 유발이 혼자 했으니 어찌 '인디'란 말로 한정하랴.

타이틀곡 'C'est la vie'는 언젠가 들어본 듯한 왈츠에 변박 프레이즈를 삽입했다. 멜로디도 귀엽고 함께 노래한 스윗소로우의 송우진 음색도 좋지만, 이어폰을 빼도 귓가에 맴도는 것은 두 손가락으로 나란히 건반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유발이의 피아노 리프다. "피아노와 종소리, 마림바를 섞어서 만든 소리"라고 했다.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쳐 온 유발이는 대학에서 재즈 피아노를 공부했고, '흠(Heum)'이란 재즈밴드의 리더이기도 하다. '유발이'는 '발이 못생긴 유현이'에서 비롯된 별명이다. 다들 그녀를 유현이 대신 유발이라고 부른다. 심지어 그녀가 출강하는 장안대에서도 그렇게 부른다. 새 앨범엔 송우진뿐 아니라 이지형, 크라잉넛, 메이트리(아카펠라팀)도 참여했다. 매주 금요일엔 김창완이 진행하는 SBS 라디오에서 라이브로 음악을 들려준다. 이쯤 되면 '발 넓은 유현이'다.

'에그 송(Egg song)'은 단순한 곡인 듯하지만, 뜯어보면 편곡이 치밀하고 복잡한 '대곡(大曲)'이다. 후반부엔 프로그레시브 록에서 자주 듣던 오페라풍 코러스도 있다. 유발이는 "음식에 관련된 유머러스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는데, 컴퓨터 음악을 많이 썼다"며 "어쿠스틱 말고는 잘 모르다 보니 그렇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1, 2, 3'은 재즈 뮤지션들도 탐낼 만큼 재즈 요소가 강하다. 재즈 기타가 보컬의 왼쪽 뒤에서 끝없이 간지럼을 태운다.

'어느날 내게'는 의외로 로큰롤이고 크라잉넛이 코러스를 넣었다. 유발이는 "내 음악이 너무 피아노처럼 생긴 것만 나와서 그 곡에 애착이 있다"며 "요즘엔 록 음악도 듣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보다 하루 더 철이 없잖아요. 한 살이라도 철이 덜 들었을 때 더 많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우리도 더 철들기 전에 유발이의 음악을 더 많이 듣고 싶다. 유발이가 철들지 않으면 더 좋겠고.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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