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쿰스(Gaz Coombes) - Matador(2015) gcm.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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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호 
솔로 데뷔 앨범이자 전작인 < Here Come The Bombs >보다 복잡해졌다. 포스트 펑크, 그러니까 어느 정도 펑크의 구석이 남아있던 음악은 넣어두고 소리에서의 실험을 더한 일렉트로니카에 가까운 면모를 보인다. 다양한 사운드 소스들이 각각의 음향 층위에서 횡행하고 또 방행한다.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색감도 작품의 콘셉트를 규정하는 또 하나의 요소다. 신스 음들을 이용해 신경질적이고 음울한 분위기를 기본으로 깔고 가는데다, 앞서 말한 각양의 소리가 예상을 벗어난 지점에서 튀어나오며, 종잡기 힘든 전개와 구성이 귀를 위협한다. 앨범을 뒤덮는 가즈 쿰스의 시도들은 작품을 마냥 친숙하고 편한 것으로만 두지 않는다.

홀로 나선 가즈 쿰스(Gaz Coombes)의 음악이 그리 쉽게 다가오지 않으리라는 것은 이미 앞에서 몇 차례 확인한 바 있다. 브릿 팝의 경계 안에서 여러 모양새들을 선보였던 수퍼그래스(Supergrass)의 프론트맨에게 예사로움을 예상해보는 일만큼이나 어색한 행동은 또 없으리라. 펑크에 다각도의 변칙을 더했던 < Life On Other Planets >와 매끈한 팝에 여기저기서 끌어온 소리를 붙였던 < Road To Rouen >과 같은 지난날의 앨범이 이 맥락에 설명을 보태줄 테다. 물론 단독 출격을 알린 2년 전의 < Here Come The Bombs > 역시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꼬았으면 더 꼬았지, 알아보기 쉽게 풀어 놓진 않을 아티스트의 성향이 그간의 행보에 담겨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소 난해하게 풀어나가는 앨범의 한복판에서 가즈 쿰스가 뱉어내는 멜로디는 더 없이 부드럽고 캐치하다. 가장 재미있는 작품의 요소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앨범을 더욱 빛나게 하는 매력은 말랑한 선율과 갖가지 자극이 이루는 대위적 조합으로부터 발생한다. 상충하는 성분들 간의 적당한 중화 같은 애매한 결과와는 거리가 멀다. 멜로디가 선사하는 이완과 사운드 효과가 던지는 긴장, 이 둘의 반복은 안정 속의 불안정을, 불안정 속의 안정을 연속시킨다. 급변하는 진행, 사운드와 함께 괜찮은 팝 멜로디를 흘려보내는 'Buffalo', 'The girl who fell to earth' 등에서 이러한 포인트가 잡힌다. 가즈 쿰스는 분명 뛰어난 송 라이터이기도 하다.

모든 곡이 대체로 좋은 가운데, 음반의 중간 지점에 놓인 곡들에 특히 무게가 실린다. 'Detroit'에서 'Needle's eye', 'Seven walls', 'Oscillate'로 이어지는 라인업에는 이번 앨범을 대하는 가즈 쿰스의 모든 방법론이 담겨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스트링과 코러스, 전자음을 덧붙여나가는 점층식 구조에, 리듬 파트에서 선명하게 드러나는 루핑 기법, 공간감을 가득 머금은 톤, 다소 전위적이기도 한 연출과 이에 상응하는 보컬 퍼포먼스 등이 실험을 위한 장치들로 적극 사용됐다. 앨범의 첫머리에서 작품의 콘셉트를 잘 나타내는 훌륭한 오프닝 'Buffalo'와 크라우트록, 뉴웨이브의 사운드를 멋지게 펼치는 'The English ruse'도 또한 앨범의 전면에 설만한 곡들이다.

음반은 상당한 수작이다. 앞선 < Here Come The Bombs >와 비교했을 때에도 단연 우위를 점하며 수퍼그래스의 디스코그래피까지 함께 따져봤을 때에도 대표작으로 손꼽히기에 충분하다. 앨범만의 색깔도 뚜렷할 뿐 아니라 작가의 시각을 노출시키는 매개체로서도 합당하다. 전작으로 만든 궤도에서 잘 이탈한 가즈 쿰스는 다음 선로를 제작해 안착하는 과정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초점은 뚜렷해지고 경계는 넓어진다. 작품을 거듭할수록 성장해나가는 아티스트의 역량이 대단하다. < Matador > 앞에서 일어나는 감탄은 괜한 것이 아니다. 

-수록곡-
1. Buffalo 
 2. 20/20
 3. The English ruse 
 4. The girl who fell to earth
 5. Detroit 
 6. Needle's eye 
 7. Seven walls
 8. Oscillate 
 9. To the wire
 10. Is it on?
 11. Matador 

출처 - 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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