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카운트(Body Count) - Manslaughter(2014) bc.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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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석민 
힙합과 록/메탈의 콜라보레이션 시도는 이전부터 여러 번 시도된 바 있다. 대표적으로 런 디엠씨 (Run DMC)와 에어로스미스(Aerosmith)의 'Walk this way', 제이지 (Jay Z)와 린킨 파크 (Linkin Park)의 'Numb' 등이 좋은 예시로 꼽힌다. 그러나 바디 카운트 (Body Count)의 경우는 다르다. 단발성에 일차원적인 결합이 아닌 장르 간의 유기적 화학 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베테랑 갱스터 랩퍼인 아이스 티 (Ice T)와 그의 사촌인 기타리스트 얼(Earl)이 만든 헤비메탈 밴드인 바디 카운트는 그들이 어릴 적 레드 제플린, 블랙 사바스 등의 메탈 음악에 심취한 경험을 바탕으로 결성된 그룹이다. 

신작 < Manslaughter >는 가히 데뷔 22년 만에 나온 그들의 최고작이다. 데뷔작을 제외한 전작인 지난 세 앨범은 평이한 전개, 깔끔하지 못했던 프로듀싱으로 대중들의 미적지근한 반응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힙합에도 메탈에도 치우치지 않았으며 훌륭히 균형을 이뤘다. 이들이 새로 계약한 수메리안 레코즈(Sumerian Records)는 최근 몇 년간, 더 딜린저 이스케이프 플랜 (The Dillinger Escape Plan), 다키스트 아워 (Darkest Hour), 애스킹 알렉산드리아 (Asking Alexandria) 등 메탈 계의 걸출한 로스터들을 품은 가장 뜨거운 레이블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고 롤링 스톤 (Rolling Stone)이나 피치포크 (Pitchfork) 등의 전문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바디 카운트에 대한 레이블의 지대한 관심과 꼼꼼한 프로듀싱도 이 명작의 제작에 큰 몫을 했다.

아이스 티는 헤비메탈을 한다 해도 무리하게 스크리밍이나 그로울링 창법으로의 변경 같은 모험을 하지 않았고 바디 카운트 속에서도 여전히 서부 갱스터의 거침을 면밀히 내뱉고 있다. 데뷔작 < Cop Killer >에서 흑인 사회에 대한 경찰의 처우에 대해 신랄히 비판했다면 성공적인 컴백작 < Manslaughter >에서는 사회 비판보다는 희화적이면서도 정제된 야만성으로 울부짖는다. 

이번 앨범은 전작들에 비해 상당한 그루브 감이 돋보이는 연주 속에서 어우러지는 아이스 티의 공격적인 랩핑이 압권이다. 치고 빠지는 완급조절 속에서 힙합, 쓰래쉬 메탈(Thrash Metal), 메탈 코어, 하드코어-펑크 등의 장르를 멋스럽게 다듬었다. 실제 라이브에서도 그 빛을 발하여 기존의 랩이 엠알을 틀고 진행하는 것에 반해 이들은 뛰어난 연주력을 자랑하는 정규 멤버들과 함께 해 세계 유수의 록/메탈 페스티벌에 초청되기도 했다. 

타이틀 곡인 'Manslaughter'와 'Bitch in the pit'은 쓰래쉬 메탈, 메탈 코어의 작법을 충실히 따르며 헤비함의 끝을 보여준다. 하드코어-펑크와 메탈의 결합의 원류라고 불리는 선배 밴드 수어사이덜 텐덴시스(Suicidal Tendencies)의 'Institutionalized 2014' 커버는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시의성을 고려하며 곡 제목에 2014까지 붙여가며 그들만의 리드미컬한 랩핑과 펑키한(funky) 연주로 훌륭히 재해석했다. 힙합 하면 동료 뮤지션들의 난무하는 피쳐링을 예상할 수 있으나 바디 카운트의 경우는 이를 극도로 자제했다. 헤비 그루브 넘버인 'Pop bubble'에서 터프 가이 하드코어의 대명사 헤잇브리드(Hatebreed)의 보컬 제이미 자스타(Jamey Jasta) 만이 그 자리를 차지할 뿐이며 아이스 티의 거친 목소리가 앨범을 충실히 이끌고 있다. 

본래는 아이스 티의 싱글이었던 '99 problems'는 제이지가 "I got 99 problems but a bitch ain't one”이라는 코러스를 차용해 동명의 곡을 발표해 인기를 끌었었다. 아이스 티가 이끄는 바디 카운트는 이 곡을 다시 한 번 재인용해서 그들만의 메탈릭한 스타일로 멋스럽게 풀어냈다.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인상적인 'I will always love you' 같은 감성 발라드 (?) 넘버는 그들의 총천연색 정체성을 마지막까지 어필하며 앨범에 방점을 찍는다. 바디 카운트의 음악적 도약을 아낌없이 보여준 신작 < Manslaughter >는 명반의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수록곡-
1. Talk shit, get shot 
 2. Pray for death
 3. 99 problems BC
 4. Back to rehabs
 5. Manslaughter 
 6. Get a job
 7. Institutionalized 2014 
 8. Pop bubble (featuring Jamey Jasta) 
 9. Enter the dark side
 10. Bitch in the pit 
 11. Black voodoo sex
 12. Wanna be a gangsta
 13. I will always love you 
 14. 99 Problems BC - Rock mix 


출처 - izm.co.kr
 

  런 더 주얼스(Run The Jewels) - Run The Jewels 2(2014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 - The Pale Emperor(2015)